이명박 대통령이 ‘위대한 국민, 새로운 꿈’이라는 제목의 ‘8·15경축사’를 통해 전달하려는 핵심 메시지는 바로 ‘새 출발’이다. 미래 60년 도약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동시에 난맥상을 보였던 지난 6개월의 악몽을 훌훌 털고 힘찬 행진을 위한 첫발을 내딛겠다는 의지다. 이날 경축사에는 현 상황에 대한 이 대통령의 현실 인식과 ‘포스트 8·15정국운영’에 대한 방향이 담겨있다. 이를 압축한 5대 키워드는 ‘안전·신뢰·법치’ ‘저탄소 녹색성장’ ‘삶의 질 선진화’ ‘국가 브랜드 가치 향상’ ‘유라시아·태평양 시대’ 등이다.

◆안전·신뢰·법치 = 이 대통령이 “성숙한 자유의 시대를 열자”며 선진일류국가의 조건으로 제시한 3가지 기본이다. 우선 안전선진국을 내걸고 “국민개개인을 지키는 인간안보가 국가안보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상생활과 산업·교통 전반에서의 안전, 그 가운데 이 대통령은 식품안전을 꼽았다. 신뢰에 대해 이 대통령은 갈등 해소뿐 아니라 규제와 거래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도 필요한 ‘사회·정신자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법을 어기는 행위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관용은 없다”고 ‘무관용주의’를 내세웠다.

◆저탄소 녹색성장(Low Carbon, Green Growth) = 탄소시대의 종언과 수소시대의 개막에 대비해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미래의 곳간’으로 녹색기술을 제시했다. 경제패러다임을 바꾸는 미래비전의 핵심으로, 이날 연설의 절반 이상을 할애했다. 기후변화와 고유가라는 위기 극복을 넘어 신성장동력이자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제시된 에너지 자주개발률 제고,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그린홈 100만가구 건설, 그린카 4대강국 등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1차 방안이 8월말 ‘국가에너지위원회’에서 발표된다.

◆삶의 질 선진화와 생활공감정책 = 대선때 국민성공시대를 내걸었던 이 대통령은 ‘국민행복시대’로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개인의 행복을 정책의 중심에 두는 국가경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작지만 가치있는 ‘생활공감정책’을 대폭 발굴,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고령화사회에 대한 대책, 새로운 복지모델 창출, 장애인 지원책 등이 당면과제다.

◆국가브랜드 가치 향상 = 이 대통령이 “임기내 국가브랜드 가치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놓겠다”고 약속한 데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이 대통령이 “외국인들이 한국 하면 노사분규와 거리시위를 먼저 떠올린다”며 “평판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한 게 한 측면이다.

부정적인 평판을 해소하고 국격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의 공헌을 제시했다.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평화유지군 활동 적극 참여, 10만명 젊은이 해외파견 등이다.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설치된다.

◆유라시아·태평양 시대와 통일 = 이 대통령이 구상중인 통일론의 단초가 엿보이는 키워드다. 대륙과 해양이 접하는 지정학적 요건을 강조하며 이 대통령은 “남북이 통일되면 둘을 잇는 번영의 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취약한 대목인 통일론과 관련해 이처럼 “남북 모두가 잘사는 통일한국의 꿈”을 60년 미래에 담는 방식으로 넘어갔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