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일본과의 독도분쟁 및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과 관련, “(이들 문제는) 국가적, 초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 정치권이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대응한다면 결국 대한민국의 국론분열을 노리는 북한과 일본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1시간 30분여 동안 진행된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이같이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사건에 대해 “지난 10년간 정부와 민간 모두 막대한 대북지원을 해왔고 특히 금강산 관광을 가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은 북한을 돕겠다는 선의로 가는 것인데도 비무장 관광객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케 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남북합동 조사요구에 즉각 응해야 한다”며 “국제적 규범이나 상식에 비춰도 북한이 우리의 요구에 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부의 의무 중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진상규명을 위한 합동조사와 재발방지대책, 확실한 관광객의 신변안전 조치에 대한 보장이 이뤄지지 않는 한 금강산 관광은 재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독도 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국민이 분노를 금치 못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며 “하지만 일본이 장기적이고 전략적으로 독도를 국제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의도 하에 한가지씩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도 단기적이고 임기응변적 대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 대책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일련의 정부 조치들을 실행에 옮기는 한편, 동북아역사재단 등의 연구활동 지원 강화, 중국·일본과 공동역사교과서 편찬 등을 제시하며 “평화와 공동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고, 국제홍보를 통해 역사기록을 바꾸려는 일본의 시도에 대한 구체적 대응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협·민병기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