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자들은 이념과 정책이 다른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이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연대하는 것에 대해 ‘의회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2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원내교섭단체는 국회법에서 국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두도록 한 것”이라며 “이념이 다른 두당이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는 당리당략을 위해 법의 취지를 모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두 당은 기업관련 정책 외에는 서로 다른 정책을 내세워왔던 만큼 두당이 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여야간 합의를 해놓고도 원내교섭단체내에서 충돌이 일어나 국회 일정이 파행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학부 교수는 “18대 국회를 앞두고 90년 민정당 민주당 공화당 등 3당이 야합해 만든 민자당 창당과 같은 포르노가 벌어졌다”며 개탄했다.

이 교수는 “교섭단체가 주는 정치적 달콤함 때문에 정당이 이념과 원칙을 포기한 야합이 벌어진 것”이라며 “18대 국회의 운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물과 기름 같은 두 당이 당리당략에 따라 협조한다는데 18대 국회 주요 사안인 쇠고기 협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문제에서 두당이 동일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정책이 다른 두당이 연합하면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18대 국회를 맞아 교섭단체를 20석으로 규정하고 있는 국회법에 대해 좀더 본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은중기자 jungk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