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흑인 경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20일 마침내 당내 경선 승리를 선언했다.

주별 경선으로 결정되는 선출직 대의원(3253명)의 과반을 확보한 오바마는 이날 자신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첫 승리를 거뒀던 아이오와주를 방문, “백악관으로 가는 길에 이정표(milestone)를 세웠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오바마가 당내 경선의 관문을 통과함으로써 2008년 미국 대선은 미국은 물론 세계사적인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흑인 오바마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되었다는 것은 백인이 지배해오던 미국사의 대사건일 뿐 아니라, 그가 당선될 경우 미국 정치와 국제관계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이날 아이오와주 드모인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대규모 집회를 갖고 “예비선거에 참여한 이들 대다수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우리는 백악관으로 가는 길에 이정표를 세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는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본선에서의 승리를 다짐하면서, 당내 경선 라이벌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 대해서도 치하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클린턴은 여성 후보로서 우리의 딸들을 위해 장벽을 부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 “가장 중요한 단계가 아직 우리 앞에 남아 있다”며 11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이 단합할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는 “지금 우리는 15개월 전 아이오와에서 첫 경선운동을 시작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나라를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더 가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똑같은 것의 연장이냐, 변화이냐의 대결”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