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의 국내 발효절차인 장관 고시를 일단 연기키로 한 데 이어 14일로 국회 쇠고기 청문회가 종료됨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종합 보완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정부의 고시 연기 방침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한승수 총리가 지난 8일 발표한 ‘광우병 발생시 수입 중단’방침을 명문화하기 위해 미측과 추가협의를 하고 한·미 합의문을 별도로 작성하거나 수입위생조건을 부분개정하는 방안도 검토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광우병이 발생해도 수입 중단은 할 수 없다’는 수입위생조건 5조를 삭제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20조 일반적 예외조항의 ‘인간, 동물 또는 식물의 생명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원용해 광우병 발생시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수 있음을 명문화하는 방안이 주요 검토대상”이라면서 “이를 장관 고시에 포함시킬지, 아니면 미측과 별도합의를 할지 등이 검토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수입위생조건 5항의 삭제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수입위생조건의 재개정 등은 보완대책의 검토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외교통상부는 이런 보완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금명간 부처간 실무협의를 가질 계획이다.

정부의 고시 연기 방침에 대해 그레첼 헤이멀 USTR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한국이 지난달 18일 맺은 협정을 일시 연기한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하지만 한국정부로서는 국내에서 제기된 이견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정부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접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이 협정을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미중인 특별점검단은 14일(현지시간) 오후부터 25일까지 한국 수출용 쇠고기를 생산하는 텍사스주 애머릴로 타이슨 프레시미트 도축장 등 31개 도축 및 가공시설을 직접 방문, 위생과 검역상황 집중점검에 나섰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서의동기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