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6일 쇠고기 협상과 관련,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특별법 제정은 적절치 않지만 재협상 밖에 방법이 없다면 재협상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입장은 ‘재논의’를 하겠다는 당론과 배치돼 논란이 될 전망이다. 박 전 대표는 또 본인의 탈당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결론이 나면 그때 가서 생각할 문제”라고 말해 친박계 탈당인사들의 복당이 여의치 않을 경우 모종의 결단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임시국회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협상 전과 후의 정부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며 “미국 측과 협상을 하기 전에 정부가 국민들과 충분한 교감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저는 국민이 이렇게 걱정하는 것이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며 “한나라당이 얼마 전만 해도 뼛조각에 대해서도 굉장히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반대를 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국민이 이렇게 걱정하면 바로잡는 것이 정부의 마땅한 자세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로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고 안심할 수 있는 그런 대책을 하루빨리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정부의 쇠고기 협상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무소속 친박 인사들은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서 한나라당과 보조를 맞춰왔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이날 명확하게 정부와 한나라당의 협상 태도를 지적함에 따라 당 안팎 친박계 인사들도 이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박 전 대표가 협상 관련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은 향후 정책 현안에 대해 분명 시시비비를 따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당 공천 과정이나 탈당파 인사들의 복당 문제 등 정무현안에 대해서만큼은 분명한 의사를 밝혀왔다. 그러나 정책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해온 측면이 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친박연대의 독자적인 교섭단체 구성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복당을 안 받아들인다면 그 길 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욱·이화종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