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쇠고기 협상 합의안이 공개되면서 안전성, 검역주권, 재협상 및 특별법 제정 여부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논란은 정부와 정당뿐만 아니라 인터넷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확산되며 점점 격해지고 있다.

◆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 =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가장 논란이 많이 제기되는 부분은 안전성 문제다. 일부에서는 ‘미국은 소의 0.1%만 광우병을 검사하니 위험하다’는 등 온갖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위험성이 높은 소를 중점적으로 조사하므로 0.1%만 조사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정부측의 해명이다.

또 이번 한·미 쇠고기 협상 합의안에서 ‘도축 당시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나온 뼈를 제외한 살코기’에서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의 쇠고기’로 수입 쇠고기의 범위를 확대하면서 “30개월 이상의 소는 위험하다”는 의혹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30개월 이상의 소는 7개 SRM이 모두 수입 금지되므로 안전상의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인의 유전자는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부는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김용선 한림대 의대 학장의 논문에서 제기된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논문에 따르면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인종의 유전자가 모두 비슷한 수준이므로 뇌, 척수 등 SRM을 제거할 경우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논문 전문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다.

◆ 검역주권 상실 = 미국 내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에도 국제수역사무국(OIE)의 조치가 내려진 후에야 우리나라가 수입중단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것은 검역주권의 포기라는 주장도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미국 측이 즉각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우리나라 정부에 통보하고 상호 협의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미국의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에 변경이 있을 경우 우리나라가 수입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검역주권 포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 재협상 및 특별법 제정 = 민주당 등 야당은 “한·미 쇠고기 협상 합의안은 잘못된 것이므로 즉각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은 “협상 무효화 또는 재협상에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쇠고기 수입제한을 주내용으로 하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주권국가 간에 체결한 합의안에 대해 재협상을 하는 것은 국제적인 관례에 어긋나기 때문에 추진할 수 없다”고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미국이 현재 진행 중인 대만·일본 등과의 쇠고기 협상 추이를 봐가며 우리나라에 불리하거나 빠진 조항이 있을 경우 재논의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 기타 = 이 밖에 야당 일각에서는 “한·미 쇠고기 협상과 관련된 책임자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에서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며 일축하고 있다.

또 야당은 “한·미 쇠고기협상 타결에 따른 축산농가에 대한 피해 보상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부는 “수입 쇠고기의 한우 둔갑판매 방지 등 유통차별화 대책과 한우·양돈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품질 고급화 등을 위한 축산업 발전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해명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