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을 놓고 광우병 위험 논란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지만, 오는 15일이면 중단된 검역이 재개되는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국회가 7일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차원의 쇠고기 청문회를 개최하고, 통합민주당 등 야당은 쇠고기 협상결과를 무효화하는 내용의 통상절차 관련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어, 이같은 정치적 변수가 향후 쇠고기 개방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6일 고위 당정협의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했다. 7일에는 국회 농해수위에서 ‘쇠고기시장 전면개방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가 열린다. 민주당은 청문회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감염 위험성, 졸속협상의 책임문제 등을 집중 추궁하면서 쇠고기 협상 파장의 확대 재생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8~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쇠고기 문제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며, 13~1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통외통위 청문회에서도 쇠고기 개방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쇠고기 수입개방 일정을 좌우할 최대 변수는 민주당이 추진 중인 특별법이다. 민주당은 청문회 결과를 지켜본 뒤, 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오는 8일 기존 협상 결과를 무효화하고 ‘검역 주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최종고시가 이뤄지는 오는 15일 이후 특별법 처리를 추진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민주노동당 등과 공조해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23일 특별법 처리를 추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회기를 연장해 17대 국회 임기 종료일인 29일까지 회기를 연장할 계획이다.

특별법이 통과되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고시가 무효화되기 때문에 수입재개 절차는 중단되고, 정부는 미국과 재협상을 추진해야 한다. 반대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에는 오는 15일부터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이 발효돼, 검역중단으로 부산세관에 보관 중인 미국산 쇠고기 5300t의 검역이 즉각 재개된다.

이에 따라 이달 말쯤부터는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초순 이후에는 LA갈비 등 ‘뼈 있는 쇠고기’도 본격적으로 수입돼 식탁에 오를 전망이다. 또 오는 8월13일(위생조건 발효 90일 이후)부터는 한국 정부의 승인 없이 미국이 자체적으로 수출 작업장을 지정할 수 있게 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훈·음성원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