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명박(오른쪽 두번째) 대통령이 27일 경기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정부 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신창섭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금년에 목표(7% 성장)를 달성할 수 없고, 내년에도 달성할 수 없다고 치더라도 7% 성장할 수 있는 기초를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재정전략회의에서 “5년, 10년 뒤에도 계속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놓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소가 축사에 불 나면 비상구 표지판을 보고 도망가나”고 반문하면서 소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규제 개혁의 중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 7% 성장은 10년 장기 목표 = 이 대통령이 이날 향후 5년간 재정운용에 대한 기본방향을 논의한 회의에서 새정부가 약속한 7% 경제성장률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이 대통령은 먼저 “경제성장 7%를 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10년의 장기목표를 갖고 비전을 제시한 것도 사실이지만 당장 금년에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신 이 대통령은 “우리의 성과는 2년, 또는 5년 후에 나올지도 모른다”면서 “앞으로 5년간 무엇을 이룰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계속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인 시스템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또 “재정 여건상 운신의 폭은 적지만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새 정부의 색깔에 맞는 예산편성과 재정운용이 필요하다”고 밝혀, 단기 목표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경제운용 전략을 수립할 것임을 시사했다. 회의에는 한승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이 전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새정부가 지난해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내놓았던 ‘7% 성장’ 공약에서 또다시 한단계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강조했던 것으로, 잠재성장률을 7%수준으로 높이자는 의미”라면서 “이게 더 어렵지만, 오는 2012년까지 경제체질을 바꿔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4월 임시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방송·통신융합 및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확대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 및 중소기업 지원확대 ▲기후변화산업 및 에너지자원 개발 투자 ▲작은 정부를 통한 예산절감 등에 대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 규제개혁도 재차 강조 =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축사에 적용되는 소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규제개혁 의지를 다시 한번 강하게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의 절반을 할애, “축사를 짓는데 소방법 때문에 까다로워서 못 짓겠다고 하더라. 소방법에 의해서 비상구 표지판을 붙였다고 해서 소가 그걸 보고 나갈 것도 아닌데…”라면서 현행 소방법 규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법을 바꾸려면 이런 걸 바꿔야 한다”면서 “괜히 거창한 것을 갖고 국회에서 할게 아니라 민생에 관련된 사소한 것을 바꿔야 국민 경쟁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은 게 많고, 그래서 규제를 아무리 바꿔도 바뀐 것이 없다”면서 “새로운 정권은 이걸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