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은 일산 대화동에서 초등학생 납치 미수 사건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31일 일산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일산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주엽2파출소에 설치, 경기지방경찰청 강력팀과 일산서 강력계 5개 팀 등 60명이 사건 주변을 중심으로 범인의 신원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제보자에게 보상금 5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수사본부는 폐쇄회로(CC)TV에 범인의 모습이 선명하게 녹화된 만큼 범인사진을 담은 전단 1만장을 제작, 배포에 나섰다.

이에 앞서 경찰관 100여명은 30일 PC방, 지하철역, 찜질방 등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이는 등 밤새 용의자 추적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단서가 될 만한 것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현재 탐문수사와 함께 이동전화 기지국의 통화내역, 동일수법 전과자들에 대한 조회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대담하게 범행을 저지른 점 등으로 미뤄 이 지역 지리에 밝은 인물일 것으로 보고 인근 지역 우범자 등을 대상으로 165~170㎝의 키에 40대 후반~50대 초반의 범인을 찾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명백한 납치 기도 사건임을 CCTV 화면을 통해 확인하고도 단순 폭행 사건으로 간주, 3일이 지난 뒤 뒤늦게 수사에 착수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한편 일산 대화동 초등학생 납치 미수 사건은 지난 26일 오후 3시44분쯤 고양시 대화동 한 아파트 3층 엘리베이터에서 정신이상자로 추정되는 50대 남성이 이 아파트에 사는 강모(여·10) 양을 복도로 끌어내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이 남자는 강양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조용히 따라오라”고 위협한 뒤 이를 거부하는 강양을 주먹과 발 등으로 때렸다. 이에 강양이 “살려 달라”고 소리치자 1층에 사는 주민 장모(18)양이 비명소리를 듣고 올라와 화를 면했다.

범인은 주민이 올라오는 소리를 듣고 계단을 통해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 엘리베이터를 다시 타고 내려와 유유히 아파트를 빠져나와 달아났다.

고양 = 오명근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