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이 속출하는 와중에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던 서울 은평뉴타운 1지구와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가 예상보다 낮은 계약률을 기록해 아파트 분양시장의 냉기를 더하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선보인 ‘해운대 아이파크’는 1631가구 가운데 783가구가 계약해 계약률이 48.01%에 그쳤다.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의 표적으로 주목을 끌며 억대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전해진 펜트하우스 30가구는 12가구만 계약된 것으로 집계됐다. 3.3㎡(1평)당 4500만원으로 분양가 56억원인 슈퍼펜트하우스 2가구의 경우 당첨자들이 모두 계약을 포기했다.

‘해운대 아이파크’는 바다 조망이 가능한 로열층 가구는 대부분 계약됐지만 육지쪽 또는 저층의 경우 미계약이 대거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속에 50%에 달하는 계약률은 고무적”이라며 “2월말 예비 당첨자 계약에 이어 3월초 일반인 대상으로 선착순 계약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모았던 서울 은평뉴타운 1지구 계약률도 80%대의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서울시 SH공사에 따르면 1643가구를 모집한 은평뉴타운 1지구는 모두 1325명이 계약해 80.6%의 계약률로 마무리됐다.

은평뉴타운 1지구 미계약 물량은 부적격자 소명을 거친 후 2월중으로 예비 당첨자에게 몫이 돌아간다. 여전히 미계약이 발생할 경우 오는 6월 은평뉴타운 2지구 분양때 함께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인기몰이에 나섰던 청약 아파트단지도 계약률이 저조한 것에 대해 계약 뒤 입주까지 기간이 짧아 은행대출 등이 여의치 않은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가점이 높은 청약자 가운데 장기 무주택자는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약때 무주택 기간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부적격자도 상당수 발생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 관계자는 “입지가 탁월한 아파트단지도 청약률과 계약률의 괴리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최근 열악한 분양 시장의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근기자 a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