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8월 부산 수영구 광안2동 광안리 해수욕장. 12만여명(경찰추산)이 프로게임리그 결승전을 보기 위해 운집했다. 이는 프로축구(5만5400여명)·프로야구(10만1400여명)의 역대 최다 관중 수를 능가한 것이었다.

21일 한국e스포츠협회에 따르면 국내 e스포츠 관중 수는 지난 1999년 183만명, 2002년 1999만명, 2005년 1722만명, 2006년 1894만명으로 급증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9~11월 3개월 동안 인터넷 방송인 ‘곰TV’를 통해 프로게임대회 후기리그를 시청한 횟수는 무려 3700만회에 달했다.

e스포츠는 이제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성장해온 1030세대의 문화코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07년 7월 포털사이트 다음의 팬카페 기준으로 스타 프로게이머인 임요환 선수의 팬클럽 회원 수는 54만명을 웃돌았다. 이는 인기가수인 보아(49만여명)·이효리(38만여명)나 축구스타 박지성(20만여명)보다 많은 숫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몇 년 전 초등학교 5, 6학년 11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선 48.8%(561명)가 ‘장래 갖고 싶은 직업’을 프로게이머라고 답했을 정도.

프로게이머 1세대 격인 홍진호(26·KTF매직엔스) 선수는 “예전엔 게임을 취미로만 여겼지 문화로 인정해주지 않았다”며 “이제는 완전히 대중화되면서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협회에 등록된 프로게이머 수는 현재 445명에 이른다.

산업연구원의 지난 2006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e스포츠는 프로게이머·감독·코치·방송 진행자·맵 개발자 등의 새로운 전문 직종을 창출했으며 그 고용 효과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e스포츠를 다루는 미디어도 케이블TV·인터넷TV(IPTV)·이동형멀티미디어방송(DMB)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