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연·기금의 은행에 대한 지분참여를 확대·허용하는 등 금융·산업 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또 은행이 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해 금융소외자들의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등 금융소외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 연·기금 재무적 투자자로서 은행 지분 확대 = 금감위는 논란이 되고 있는 금산분리 문제와 관련, ‘고수’에서 ‘완화’로 입장을 선회했다. 금감위는 이를 위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재무적 투자자’로서 은행 지분을 확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위는 또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측의 공약에 대해 “산업자본에 대한 감독당국의 심사 역량 등을 감안, 정비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 당선인 측은 현행 4%로 묶여 있는 대기업의 은행지분 소유한도(의결권)를 10%로 확대하고 점차 15%선까지 늘리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은행의 저축은행 인수 = 금감위는 금융소외자들에 대한 신용회복에 대해선 고금리 사채 이용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적 대책과 고금리 사채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을 위한 구제대책 등 두가지 방향으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금감위는 예방대책으로선 소액대출을 취급하는 금융회사를 늘려 금융소외자들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은행이 저축은행을 인수, 금융소외자들의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이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저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면 저축은행이 그동안 쌓아온 소액대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대출을 실시하는 구조다.

금감위는 또 사후대책으로선 신용회복기금설치를 통한 규제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인은 1조원 규모의 기금을 설치, 500만원 이하의 고금리 사채를 이용하는 240만명에 대해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인터넷 은행 설립 = 금감위는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잠재불안요인에 대해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부동산 PF대출이나 중소기업대출 등 잠재위험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또 금융회사의 영업행위에 대한 규제를 원칙중심으로 전환(원칙적으로 허용, 예외적으로 금지)하되 소비자보호 등 개별규제가 필요한 분야에 대해선 현행 규제중심의 감독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 지점없이 인터넷만으로 영업하는 무점포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은행업 인가를 위한 최저 자본금 기준을 현행 1000억원(지방은행의 경우 250억원)에서 대폭 낮추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송길호기자 khs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