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이 다음주에 국방부를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은 또 다른 안보관련 부처에 대해서도 직접 방문하거나 별도 보고를 받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는 3일 “오는 8일 예정된 국방부의 인수위 부처 업무보고가 끝난 뒤, 이 당선인이 직접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령부를 찾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는 10일 또는 11일쯤 이 당선인이 국방부 등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이 국방부를 찾을 경우, 당선인 자격으로 국방부를 방문하는 첫 사례가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예전 당선인 시절 연합사를 찾았지만, 국방부는 방문하지 않았다.

이 당선인은 국방부를 방문하면 지휘통제실을 찾아 국군의 안보대비 태세 등을 직접 점검하고 간부들에게서 직접 현안 보고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사에서는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으로부터 한·미연합 방위태세 등에 대한 보고를 청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이 대통령직에 취임도 하기 전에 이례적으로 국방부를 방문하는 것은 국군 통수권자가 될 사람으로서 ‘어떤 대통령도 안보를 1차적 국정 사안으로 놓아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 당선인이 처음부터 경제살리기를 강조했지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안보를 소홀히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안보는 기본이다. 어떤 대통령도 안보에 대해 1차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방부 외 다른 안보관련 부처도 이 당선인이 직접 방문하거나 따로 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다른 안보 부처와 함께 국가정보원으로부터도 보고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의 국방부 방문은 현 정부에서 보수세력으로 여겨지며 홀대받은 측면이 없지 않았던 군의 사기를 고려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한·미 동맹과 국가안보를 우선순위에 놓는 군의 기본 입장은 자주국방을 중시하고 남북 화해를 강조해온 현 정부 외교안보 기조와는 다소 차이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인수위 안팎에서는 “취임 뒤 국군통수권자가 되는 대통령당선인이 사전에 국군통수체계와 군이 어떤 식으로 안보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파악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성훈·심은정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