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정부의 향후 교육대책 뼈대를 밝히자 대학들은 “자율 확대는 바람직하다”며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다양한 이해관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대학들의 의견을 조율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또한 교원단체들은 특목고 설립 권한 이양 등 초·중등교육분야에서 시·도교육청 권한 확대에 대해 “지역간 교육격차가 커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완용 경희대 입학처장은 “대학입시에서 정부의 간섭을 줄이는 방향에 대해서는 일단 바람직하며, 대교협에서 맡을 경우 아무래도 대학들의 의사가 많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처장은 “앞으로 입시관련 대학들의 공정성을 어떻게 담보해 내느냐가 열쇠”라며 “교육부가 이같은 감사기능까지 대교협에 넘긴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6년 대교협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이현청 호남대 총장도 차기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에는 “긍정적”이라면서도 교육문제가 사회·정치적 쟁점이 되었을 때 대교협의 조율 능력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이 총장은 “상위권과 중위권대, 수도권과 지방대, 국공립과 사립대 등은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가지고 있어 엄청나게 복잡하고 다양하다”며 “이들이 이해가 서로 상충될 경우 단순한 협의체인 대교협에서 이를 조율해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어 지난 내신갈등을 예를 들며 “갈등해소를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강구되지 않을 경우 일부 특정대학 중심으로 이끌려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은자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은 협력인데 앞으로는 경쟁속에서만 자라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교육부의 권한, 기능축소가 공교육 소홀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배종학 신답초등학교 교장은 “변화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재 모습을 보면 너무 서두르고, 졸속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든다”며 “방향이 옳다고 모든 것이 잘 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에 좀더 교사나 원로들의 얘기를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두현·홍주의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