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당선 확정 이후부터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왔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1일부터 모든 일정을 비우고 정국구상에 들어갔다.

이 당선자는 이날 주한중국대사와 주한러시아대사와의 방문을 제외하고 모든 일정을 비웠다. 22일에는 향후 정국구상과 휴식을 위해 남해안 쪽으로 내려갈 것으로 알려졌다. 정국 구상의 핵심은 인사다. 이 당선자는 내년 2월25일 공식 취임 전까지 인수위를 비롯 국무총리·장관(組閣) 등 인사를 결정해야 한다. 또 1월 중순 4월 총선을 염두한 공천심사위를 꾸려야 한다.

◆ 인수위 구성 = 박형준 대변인은 “이번 주말에 당선자는 인수위 구성과 운용을 고민하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당선자는 이미 대선 전 인수위원 관련 인사안에 대해 지시를 해놓았고 당선 직후부터 계속 보고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는 노무현 대통령과도 조만간 회동을 갖고 정권 인수인계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이 당선자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수위 구성과 관련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가벼운 실무적 인수위를 꾸릴 것”이라며 “4월 총선이 있어 정치인들은 가급적으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이번 인수위가 기존 인수위와는 상당히 다를 것을 예고한 것이어서 인수위 구성이 초미의 관심사다. 이 당선자는 현재 인수위원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과거와 비슷한 정치중심 인사와 전문성이 담보된 실무형 인사로 각각 구성된 인사안을 놓고 막판 조율중이다. 한 측근 인사는 “정치형과 실무형이 각각 단점이 있어 전문가이면서 정치인 경력도 있는 인물이 대안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절충형 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의원과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인수위원장과 인수위원 25명은 늦어도 26일까지 발표될 예정이다.

◆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각(組閣)= 인수위를 끝내자마자 이 당선자는 국무총리 인사를 해야 한다. 이 당선자가 핵심공약으로 정부 부처 통·폐합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총리 후보자 지명과 동시에 정부조직 개편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조직개편은 법개정 사안이기 때문에 법개정 후 실제 장관 임명 등 조각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따라서 국무총리 인사는 기존 1월말에 했던 관행보다 좀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청와대 직제개편과 청와대 인사를 고려할 때 1월초에 이뤄질 것이 유력하다.

◆ 4월총선 = 이 당선자가 차기 국정운영의 핵심으로 꼽는 것이 국회다.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에서 과반수 이상을 채워야 국정운영에 발목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당선자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당화합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당선자 측근들이 대선 때 박 전 대표측의 태도에 대해 불만을 가져왔고 양측 진영의 지역구가 상당수 겹쳐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우려된다. 따라서 1월 총선을 위한 공천심사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 당선자가 박 전 대표측의 우려와 불만을 불식시킬 만한 인사로 공천심사위를 구성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권은중기자 jungk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