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각각 370억~380억원에 달하는 선거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당은 자체 추산 결과 약 370억원을 선거비용으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신문 및 TV 광고비로 80억원, 유세차량 제작비 등 유세지원비와 선거운동원 인건비로 각각 60억~70억원을 사용했다. 원내 제1당임에도 불구하고 선거 내내 ‘실탄’ 부족에 시달렸던 신당은 광고비의 경우 즉석에서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신당은 국고보조금 116억원에 재력가인 전직 국회의원 등을 통해 170억원을 빌렸고, 제2금융권에서도 50억원을 대출받았다. 그러고도 모자라 소속 의원 60명이 3000만원씩 신용대출까지 받아 선거자금에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이번 대선에 약 380억원을 쓴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가장 목돈이 들어간 항목은 역시 방송과 신문광고, TV연설 등 홍보관련 비용으로 약 230억원이 지출됐다. 유세비용에도 70억원 가량을 쏟아부었고, 선거사무원 수당만도 80억원이나 나갔다. 한나라당은 국고보조금 113억원과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은 250억원 등으로 선거비용을 충당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 측은 총액 150억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보비용과 유세비용 등을 합쳐 90억~100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캠프에서는 아직 지급하지 못한 선거사무원 수당까지 합치면 150억원 선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적지 않은 지출이지만, 이 후보가 대선에서 선거법상 선거비용 전액 환급 기준(유효투표의 15% 이상 득표)을 아슬아슬하게 넘긴 15.1%를 얻어 안도하고 있다.

창조한국당은 문국현 공동대표가 사재를 털어 현금을 마련하고 주식담보 대출까지 받아 약 100억원을 투입했다. 세부 사용 내역은 아직 집계되지 않은 상태다. 민주노동당은 40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공보물 및 포스터 비용으로 26억원을 사용했고 TV 광고 등 광고비로 4억원, 사무실 임대료 및 사무원 수당 등으로 3억~5억원, 유세차 운영비 1억원, 플래카드 설치비용 5000만원 등이 들어갔다.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지급된 국고보조금 19억6000만원으로 선거를 치렀다. 대선후보 기탁금 5억원에 유세지원비 3억원, 홍보물제작비 4억원 등 최소한의 지출로 대선을 마쳤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