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게 축화 전화를 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의 새‘보수정권’과의 협력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말기자회견에서 “오늘 아침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통화했다”면서 “한국민들은 미 의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과시킬 것인지의 여부를 주목하고 있으며 미 의회는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FTA 비준 동의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의 국익이기도 하다며 미 의회를 다시 한번 압박했다. 한편 고든 존드로 백악관 부보좌관 겸 부대변인은 이날 “두 지도자는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협력을 다짐하고 북한이(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이 당선자가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존드로 부대변인은 덧붙였다.

이명박 후보의 당선에 대해 미 행정부와 공화당 측은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독일과 프랑스가 친미로 돌아선 데 이어 한국에서도 한·미동맹을 가장 우선적인 가치로 강조하는 정부가 들어서게 됐기 때문이다.

도널드 자고리아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동북아 안보포럼 회장은 이날 뉴욕의 코리아소사이어티 토론회에서 “부시 대통령과 보수당 출신의 이명박 당선자는 이상적인 조합”이라며 “한국과 미국이 대북정책에서 지금보다 훨씬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시 행정부는 이 당선자 측과 보다 긴밀한 협력을 위해 1월 말쯤 국무, 국방, 상무부 등의 고위관리들을 한국에 파견, 대통령직인수위위원회와 북핵과 한·미 FTA 등을 논의토록 할 계획이다.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때는 제임스 켈리 당시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특사로 방한했다. 또 취임식에는 콜린 파월 당시 미 국무장관이 참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내년 2월25일 이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에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을 파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부시 전 대통령은 2년 전 현대자동차의 앨라배마 공장 기공식에 참석할 정도로 한국 재계 등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