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사고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국가 차원의 대응과 자치단체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이 발생한 태안군 일대에 대해 이르면 10일중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의 기름 유출량(1만500㎘)이 지난 1995년 7월 전남 여수시 남면 소리도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씨프린스호 좌초사고(5000㎘)의 2배에 달해 사고 수습기간과 노력이 훨씬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씨프린스호 사고의 경우 해안가에 달라붙은 기름을 제거하는 데만 3개월 이상 걸렸으며 오염이 심했던 소리도 덕포해안은 2001년까지 추가 작업이 이뤄졌다.

따라서 이번 태안기름유출사고는 최소 3개월 이상, 또 생태계가 복원되는 데는 상당히 오랜 세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국세 납부기한 9개월 연장, 30%이상 재산 피해자에 대한 세금 감면, 수해로 파손된 집 등 건축물 대체 취득시 취득세·등록세 등 지방세 면제, 공공시설 피해액의 최대 90% 국고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전국 자치단체 중에서는 전남도가 가장 먼저 방제인력을 긴급 파견했다. 구천회(45)소방령을 단장으로 한 전남도 소방본부 방제인력 41명은 9일 오후 태안지역에 투입돼 해안가에 밀려온 기름 회수작업을 시작했다.

10일에는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양동이, 삽 등의 장비를 활용해 방제작업을 진행했다. 이들의 지원은 박준영 전남지사의 특별 지시로 이뤄졌다.

구 소방령은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씨프린스호 좌초 사고 때는 해수면 위로 번진 기름을 제거하는 흡착포 위주의 방제활동이었으나 이번 사고는 흡착포가 무용지물로 느껴질 만큼 기름덩어리 천지”라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사태가 훨씬 심각하다”고 전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번 파견 인력의 2박3일 방제활동이 끝나는 대로 대체 인력을 파견하겠다”며 “지원 가능한 가용 인력 및 장비를 총동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무안 = 정우천기자 goodp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