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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7~9월)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년동기에 비해 5.4% 증가하면서 GNI 성장률이 실질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5년만에 앞질렀다. 올들어 급증한 해외펀드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이자와 배당소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해외펀드 ‘특수’에 힘입어 우리 국민의 소득증가율이 생산증가율을 모처럼 앞지르긴 했지만 유가상승, 환율하락 등 국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4분기(10~12월) 이후에도 소득증가세가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통화당국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07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NI는 전분기에 비해 1.7%,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5.4% 상승했다. 반면에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로는 지난 10월 발표한 속보치(1.4%)보다 소폭 하락한 1.3%를 나타냈고 전년동기 대비로는 5.2%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로 실질 GNI 성장률이 GDP 성장률을 앞선 것은 2002년 3분기이후 5년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소득증가율이 성장률을 추월한 것은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실이 전분기보다 소폭 늘어난 반면, 해외이자·배당손익 등 실질 국외순수취 요소소득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전기대비 2.7% 성장했으며 건설업은 토목건설 감소의 영향으로 0.2%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한 가운데 운수창고업 등의 증가세도 확대돼 전기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측면에서는 민간소비는 의료, 보험, 오락문화서비스 등 서비스 지출이 늘면서 전분기 0.8%보다 확대된 1.2%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전기대비 6.3% 감소했다. 재화수출은 반도체, 산업용기계 등의 수출 호조로 전기대비 1.5% 증가했다. 그러나 전년동기 대비 수출증가율은 9.1%를 나타내 2005년 2분기(6.2%) 이후 9분기만에 처음으로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둔화됐다.

안길효 한은 국민소득팀장은 “해외펀드 투자 증가로 해외이자 및 배당소득 등을 뜻하는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도 늘어났다”면서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4분기에는 실질무역손실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실질GNI가 증가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의동기자 phil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