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학위 파문이 불거진 직후 신정아(여·35·오른쪽 사진)씨가 미국으로 도피성 출국을 한 데 이어 변양균(58·왼쪽)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신씨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 사표가 수리된 이후 종적을 감춰 이들의 행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예일대 박사학위가 진짜라는 것을 입증하겠다며 7월16일 미국으로 출국했던 신씨는 현재 뉴욕과 인근 지역 등으로 거처를 옮겨다니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개월 동안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신씨는 지난 9일 친분이 있던 한 일간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변 전 실장의 배후설을 부인했다. 그간의 행적과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는 신씨가 뉴욕 맨해튼의 한 식당에서 목격됐다는 글이 올라왔고, 8월 중순 캔자스로 갔다는 설도 나오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신씨는 2005년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등 경제적으로 사실상 파산 상태여서 신용카드도 쓸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뉴욕 한인사회 등에서는 신씨가 생활비가 비싼 뉴욕 인근에서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잠적생활을 2개월 이상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뒤를 돌봐주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신씨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난 변 전 실장 역시 파문이 확산된 이후 행방이 묘연해진 상태다. 변 전 실장은 검찰이 신씨 사건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선 이후 한 달 가까이 경기도 과천의 집에 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근무를 시작한 뒤 최근까지 머무른 서울 수송동의 ‘서머셋 팰리스 레지던스’ 호텔에도 발길을 끊었다. 청와대 측은 “11일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변 전 실장의 현 거처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씨에 이어 변 전 실장마저 모습을 감춤에 따라 일부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연락을 취하며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소환을 앞둔 변 전 실장과 추후 검찰이 미 수사당국에 신병인도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신씨가 동국대 교수 및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 임용 과정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사전 말맞추기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