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2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청와대 관련 참모진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즉각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며, 허위보고를 하고 국정검증시스템을 무력화시킨 비서실장, 민정수석, 대변인 등 관련 비서진은 모두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양균 - 신정아 게이트’에서 변 전 실장은 깃털에 불과하다는 의혹이 여전하다”면서 “변 전 실장이 장윤스님에게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불거진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전혀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과 미온적이기만 했던 검찰이 뒤늦게 수사한다며 호들갑을 떠는 이유도 몸통 보호를 위한 꼬리자르기라는 의혹을 씻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신씨 사건과 관련해 변 전 실장보다 더 거대한 권력의 힘이 개입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큐레이터에 불과했던 신씨가 동국대 교수로 임용됐는데 동국대가 성적표를 받지도 않고 확인도 안했는데 임용이 강행됐다”며 “기획예산처 장관이 교육부총리도 아닌데 대학과 관계없는 변 전 실장의 힘만으로 교수임용이 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대한 권력’에 대해 “더 큰 권력에 대해서 몇사람 지목하고 있지만 증거가 확보되고 확신이 섰을 때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또 이날부터 신씨 비호의혹에 대해 특별위원회를 가동해 본격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이며, 한나라당의 자체 조사와 검찰 수사 결과가 다를 경우 국정감사와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나라당의 특검 요청이 오면 수용할 수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임기말 청와대 공직기강시스템의 문제로 정당의 입장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나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갖고 정쟁으로 몰아가려는 것은 안된다”면서, “이 사건은 당장은 호기심이 크겠지만 며칠 지나면 관심이 수그러져 경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신씨 비호 의혹을 비롯해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건설업자 김상진(42·구속)씨 비호의혹을 자체조사하는 권력형비리조사특별위원회 첫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권은중·양성욱기자 jungk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