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투표에서 끝내냐, 2차까지 가느냐.”

2014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놓고 평창을 비롯, 러시아의 소치,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장소인 과테말라에는 그동안 각기 후보도시의 유치권 확보를 점치는 ‘카더라 통신’이 난무했다. 그런데 투표일을 하루 남겨둔 4일(한국시간) 현재 보다 구체적인 ‘판세분석’이 잇달아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IOC에 따르면 5일 오전 6시30분 웨스틴 카미노호텔 총회장에서 실시될 개최지 결정 투표에 참석할 IOC위원은 모두 97명이다. 그런데 현재 97표의 대륙별 분포를 보면 아프리카 19표, 미주 18표, 아시아 17표, 유럽 39표, 오세아니아 4표 등으로 돼 있다. 그동안 현지 여론이나 외신 등을 감안할 때 평창과 소치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가운데 평창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으며 잘츠부르크는 뒤처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유럽쪽의 절반 정도가 평창 지지로 돌아섰으며 일부는 ‘1차에서 잘츠부르크를 지지하더라도, 잘츠부르크가 1차에서 탈락하고 평창이 2차 투표에 진출하면 평창을 지지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장 많은 표가 몰려 있는 유럽은 그동안 박용성 IOC위원과 이광재 의원이 ‘표심 잡기’에 전력을 기울여온 대륙이다. 이같은 상황을 근거로 정부에선 “기존 지지표와 유럽표, 그리고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의 부동표를 흡수해 1차에서 최소한 50표를 확보, 유치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일각에선 2차투표에서 결론이 나온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부동표로 분류돼온 중남미와 아프리카지역의 경우 석유자본을 앞세운 러시아의 소치쪽으로 최근 급속히 기울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이러한 전망은 과테말라 현지에서 이건희 삼성그룹회장(IOC위원)을 필두로 유치지원 할동을 벌이고 있으며 정보력이 국가기관을 능가한다는 평을 듣는 삼성쪽으로부터 흘러나온 것이어서 더 신빙성을 띤다. 중남미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달 중순부터 과테말라에 도착하기 전까지 5~6개국을 직접 방문해 평창 지지를 호소한 지역이다. 이같은 정황에 비춰볼 때 평창은 1차에서 35∼40표 안팎을 얻고, 잘츠부르크의 유럽표와 부동표의 표심까지 확보, 소치를 물리치고 2014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아직도 3개 도시의 프레젠테이션을 모두 듣고 결정하겠다는 부동표가 20~30여표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과테말라시티 =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