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미국 의회조사국(CRS) 연구원은 28일 “한국정부는 독도문제를 동해 표기, 배타적경제수역(EEZ) 등과 연계한 이른바 ‘패키지 딜’ 방식으로 일본측과 협상을 벌여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닉시 연구원은 이날 동북아역사재단과 인하대 공동주최로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일간 독도문제의 해법 모색’ 토론회 참석 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등 제3자가 보기에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패키지 딜의 구체적 내용은.

“일본은 독도 (영유권) 그 자체에 한국보다는 상대적으로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 ‘일본해’ 표기를 인정하거나 EEZ를 일부 양보하는 방안 등을 통해 독도 영유권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정부는 독도 영유권과 동해 표기 어떤 부분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해왔다는 측면에서 독도 영유권 분쟁에 있어 일본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실효적 지배가 더욱 더 양국 군사력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국방력은 20년이 지나면 크게 증가할 것이며, 해군력을 동원한 일본의 독도 지배 또는 영유권 주장도 가능할 것이다.”

―한국은 국제수로기구(IHO) 총회 등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를 막아내는 등 성과를 보여왔는데.

“한국은 IHO의 국제해도(海圖)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를 삭제하는 데 성공했지만 국제사회에는 현재 ‘동해’ 명칭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동아시아해(East Asian Sea)나 내태평양해(Inner Pacific Sea) 정도의 이름이 중립적 의미에서 수용 가능한 상태일 뿐이다.”

―독도 문제를 풀 다른 해법은.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경우 한국측이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승소 가능성을 99% 장담하지 못함으로써 제소를 꺼리고 있어 대안이 될 수 없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일본의 세리타 겐타로 아이치가쿠인대 법학과 교수는 “일본은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해 반성하고 독도를 한국령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박수균기자 freewill@munhwa.com
사진 = 임정현기자 theo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