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나, 갯벌의 환경적 가치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득수 군산대 토목환경공학부 교수는 지난해 2~6월 전북 군산 부근의 새만금 방조제 인근 갯벌을 대상으로 지표면의 기체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갯벌 1㎡가 시간당 0.02㎎의 아산화질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갯벌이 온실가스 가운데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에 비해 310배나 강력한 아산화질소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연구 결과는 국내 최초로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서해안갯벌에 의한 온실기체배출 연구’라는 논문으로 정리돼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대한환경공학회·한국대기환경학회·한국폐기물학회의 환경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갯벌이 어폐류 서식지이자 오염 완충지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강력한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를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며 “전체 갯벌 면적이 오랜 시간 흡수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엄청나므로 넓은 갯벌이 사라졌을 때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갯벌 면적은 약 2400㎢로 국토 면적의 2.4%에 해당되지만 대규모 매립 공사로 인해 최근 10년간 약 30%의 갯벌이 상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산화탄소가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1이라고 할 때, 같은 양의 아산화질소는 그보다 310배나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산화질소(N₂O)는 무색 투명한 기체로 마시면 얼굴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고 마취성이 있어 외과수술 시 전신마취에 사용하기도 한다. 메탄의 경우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21배 정도 크다.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