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망위기에 놓여있던 국민중심당이 대전 서을 보궐선거에서 심대평 공동대표가 당선됨에 따라 기사회생했다. 국회의석이 5석에서 1석 더 늘어난 것 이상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선거의 승리로 올 대선에서 막판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기회를 잡았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심 대표는 당선 첫날인 26일 하루 종일 대전지역에 머물렀다. 이날 오전 대전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심 대표는 지역구 당선 인사와 기관 방문, 언론 인터뷰 등으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서울에는 27일 올라올 예정이다. 대전·충청권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한 행보로 읽혀진다. 심 대표는 당분간 기존 정치세력과 거리를 두며 충청권 독자세력화에 매진할 방침임을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와 관련, “등거리를 유지하며 중립지대에 머물면서 상황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범구여권 통합에 당이 주도권을 쥘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나서기보다는 충청 민심을 지켜보며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원내대표는 “대선에서 독자적 후보를 내거나 다른 대선 주자와 연대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등 여러 카드가 있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국민중심당이 충청권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호남 + 충청 연합론’을 모색하는 범구여권의 틈바구니에서 ‘몸값’을 키우면서 대선 막판 힘이 쏠리는 쪽에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충청 출신인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대선 출마는 핵심 변수다. 당 관계자는 “대선 출마라는 결단이 선행돼야 하지만 정 전 총장이 합류한다면 대환영”이라며 “하지만 정 전 총장이 얼마나 파괴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