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옆에 끼고 탁트인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경쾌했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공원을 출발해 강변북로(가양대교-동호대교)를 달린 서울월드인라인컵(SWIC) 대회 코스는 직선주로가 대부분이라 평균 시속 40㎞ 정도로 달리는 인라인마라톤 선수들이 레이스를 펼치기에 적합했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코니 알터 월드인라인컵(WIC) 회장도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열리는 인라인마라톤대회는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다”며 “환상적인 코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직선주로가 많은 코스에서는 작전을 펼치기 어렵다. 주로 꼬불꼬불한 도심 도로에서 열리는 유럽대회에서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앞 선수가 달려 나가면 불안한 마음에 쫓아가게 되고, 그러다보면 체력이 소진돼 결승선을 앞두고 스퍼트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작전을 위해 팀원들은 역할을 분담한다. 마지막 골인할 선수는 뒤쪽에서 체력을 비축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을 유인하기 위해 초반부터 앞으로 달려나간다.

이번 대회에서도 경기 초반 몇몇 선수들이 빠른 속도로 달려나갔지만 뒤에 있던 선수들은 무리하게 따라가지 않았다. 앞으로 나간 선수들을 지켜보며 간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대회는 체력이 좋은 선수에게 유리했다.

외국 선수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달리는 데다 경기 경험까지 부족한 국내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었다.

한국은 아직까지 인라인마라톤에서는 유럽이나 미국, 남미 선수들에게 뒤지지만 트랙경기에서는 세계 3위권의 실력을 자랑한다.

인라인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 종목 진입을 시도하다 아쉽게 탈락했지만, 앞으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구철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