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탄탄한 수출강국으로 자리잡았다. 산업자원부는 30일 “현재까지 수출실적과 추이를 감안할 때 12월5일이면 수출 3000억달러를 달성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산자부는 전망했다. 특히 이번 3000억달러 수출은 원화강세, 고유가, 원자재가격 상승 등 3중고의 어려운 수출여건에도 불구, 수출 2000억달러 달성 2년만에 이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수출 3000억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미국과 일본 등 총 10개국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이 기술수준이나 전반적인 경쟁력 면에서 선진통상국가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결실은 기업들과 온국민의 피와 땀이 밴 결과다. 실제 1948년 정부가 수립될 당시 우리나라의 수출규모는 아프리카 카메룬의 2분의 1로 세계 100위였다. 수출에 주력하기 시작한 1964년 수출규모는 1억달러(90위)였다. 하지만 1971년 10억달러(48위)를 시작으로 ▲1977년 100억달러(24위) ▲1995년 1000억달러(12위) ▲2005년 2844억달러(12위) 등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주력 수출상품의 변화도 놀라게 변화했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 3대상품은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다. 하지만 수출이 시작된 1961년만 해도 철광석, 무연탄, 오징어 등 1차 상품 외에는 외국에 팔 물건이 없었다. 그 뒤 정부의 공업화 정책추진과 함께 합판, 가발 등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1980년에는 의류, 신발 등이 수출주력 상품이었다.

수출지역도 마찬가지다. 광복직후 우리나라 수출국가는 일본을 비롯, 몇 개국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6년 우리나라 수출국은 227개로 늘었다. 지구촌 어디를 가도 한국상품을 볼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수출업체들도 64년 708개사에서 95년 6만5763개, 올해 10월말에는 8만8637개로 증가했다.

수출국 비중도 많은 변화가 뒤따랐다. 1970년대까지 우리의 주요 수출국은 미국와 일본이었다. 두 나라 수출비중이 전체 수출의 70%를 차지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후 꾸준하게 새로운 시장을 개척, 유럽은 물론 중남미, 아프리카, 아세안까지 확대됐다. 1990년부터는 미국 일본에 대한 수출 비중이 50%로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그동안 최대 수출국이었던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제1 수출대상국이 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성장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역협회는 “국가간·지역간 무역불균형 확대에 따른 환율급변, 에너지와 원자재 수급불안, 세계경제 글로벌화에 따른 환경·보건·위생에 대한 위험증가 등이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기업활동의 세계화, 디지털 네크워크 경제시대의 도래, 정보기술(IT)·생명공학(BT)·나노기술(NT) 등을 통한 지식 기술혁명 가속화 등도 주목해야 할 변화로 꼽았다. 특히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BRICs 신흥시장의 부각, 한·중간 주력상품의 경쟁격화 등은 당장 눈앞에 닥친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교만기자 baikal2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