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은 하이테크 기업치고는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편.

디지털 카메라 이외에도 항공엔진, 자주포 등을 생산하는 방위산업체 특유의 분위기가 짙게 배어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 이 회사에 부임한 이중구 사장은 회사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역동적으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 현장은 물론이고 창원 공장과 성남 사업장, 서울 본사를 왔다 갔다 하느라 한달중 보름 정도는 늘 ‘이동중’이라고 보면 된다. 이 사장의 이같은 현장 중시 경영은 임직원의 사기진작은 물론 해외 수출 확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38년동안 삼성 그룹에서 일하며 그룹내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원로급 최고경영자(CEO)’이지만 소탈하다는 평을 듣는다. 마치 동네 쌀집 아저씨나 시골 할아버지같다는 게 일반적인 회사내 평이다. 워낙 소탈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사장인 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흔한다고 한다.

특히 2004년말 디지털 카메라 사업을 키우기 위해 삼성전자의 신만용 부사장을 광디지털 시스템 사업부장으로 영입하는 용인술을 발휘한다. 신 부사장은 2% 부족했던 삼성테크윈 디지털 카메라를 삼성전자 프리미엄 제품급으로 올려놓는데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현재 삼성테크윈 디지털 카메라를 대표하는 제품들, 이를테면 #1 시리즈, 프로815 등은 모두 신 부사장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삼성테크윈에 있어 지난해가 가능성을 확인한 한해였다면 올해는 도약의 시기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