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이후 도심하천의 생태계에 대한 연구가 관심을 끌고 있다. 건강한 생태계가 없는 도심하천은 도시구조물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대구광역시의 도심을 흐르는 ‘신천’의 생태계를 집중취재한 ‘MBC다큐멘터리 2부작-녹색보고, 신천’이 1일과 8일 오전 11시 각각 전파를 탄다.

올해 1월 대구 신천에 수달이 나타났다. 인구 250만명이 사는 대구 도심 한복판인 수성교 아래에서 수달은 잉어를 잡아 여유롭게 포식한다. 1급수에서만 사는 수달이 신천에 모습을 나타냈다는 사실은 생태계의 복원을 나타내는 신호다. 또 일회적인 출몰이 아니라 수달 여러 마리가 가족을 꾸리고 살아가는 터전이 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공업단지가 밀집한데다 1991년엔 낙동강 페놀오염사건의 피해지이기도 했던 신천은 한때 죽은하천에 불과했다. 그러나 꾸준한 수질관리로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비롯, 황조롱이와 세계적 희귀종인 흰목물떼새가 서식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세계적으로 1만여마리밖에 남지 않아 멸종위기종이 된 흰목물떼세의 번식과정이 촬영됐으며, 교각 아래 둥지를 튼 황조롱이의 생활모습도 소개된다. 신천과 금호강이 만나는 노곡습지는 겨울이면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 홍머리오리, 쇠오리 등이 찾아 새로운 철새도래지로 떠오르고 있다. 공업화, 현대화가 망친 신천의 생태계는 인간의 노력과 자연의 회생력이 맞물려 점차 복원되는 셈이다. 신천의 사계가 주요 서식동물과 더불어 상세히 소개된다.

이인표기자 li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