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내에서 은밀하게 ‘경포총’ ‘총포경’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경포총과 총포경은 각각 ‘경무관 승진을 포기한 총경’ ‘총경 승진을 포기한 경정’의 준말로 말 그대로 승진욕심을 포기하고 가족과 개인의 행복에 만족하는 경찰 일부 간부들을 지칭한다. 최근 재직 기념 비석을 세워 물의를 빚었던 경기 A경찰서장이 바로 ‘경포총’에 해당한다. ‘경찰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 승진 1순위인 서울 종로경찰서장을 지냈던 그는 승진에서 계속 밀리자 지방 서장을 자원, 경포총 대열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승진에 관심있는 경찰들은 의욕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되 구설수에 오르지 않기 위해 자기 처신을 극도로 조심하는 편이다. 반면 경포총, 총포경의 경우 윗사람 눈치를 별로 보지 않고 조직보다 개인의 안락을 추구해 눈총을 받고 있다. 일부는 상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소신있게 일처리를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경찰서장보다 나이가 많은 일부 총포경은 서장과 맞담배를 피우거나 회의 중간에 엉뚱한 소리를 해 분위기를 흐리는 경우도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근무, 조직장악력이 있어 부하직원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경우도 많다.

경포총의 경우도 마찬가지. 승진 욕심을 비우고 총경 계급정년 11년간 지방 서장으로 지내면 “세상에 이보다 편한 직업이 없다”는 게 경찰내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러나 경찰청의 한 간부는 “경포총 총포경이란 말은 호사가들이 지어낸 얘기”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redh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