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사랑은 일종의 ‘병’일지 모릅니다. 바야흐로 연애모드에 돌입할 무렵, 당신은 한번쯤 생각했을겁니다.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닌데, 요즘 왜 이러지?’ 더구나 그 사랑이 뜻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마음의 병은 몸으로 나타납니다. 불면증과 소화불량, 시도때도없이 덜컹 내려앉는 가슴. 사랑으로 인한 각종 질병에 몸과 맘이 황폐해진 당신, 치료가 필요합니다.

다소 유치한 제목의 만화 ‘연애내과 25시’(아케미 미츠나에 글·그림, 창작미디어에서 3권으로 완결·사진)는 사랑으로 상처입은 사람들(주로 여성들)을 치료하는 한 꽃미남 의사의 이야기입니다. 그에게 한 환자가 찾아옵니다.

어린 시절부터 모범생으로 부모님이 바라는 길만을 걸어왔고 이제 곧 자신을 아껴주는 성실한 남자와 결혼을 앞둔 이 여성.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보이는 그녀는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외침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정말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은 걸까. 좋은 사람이지만 나는 정말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걸까. 누가 좀 알려줘. 곧 식이 시작된단 말야’

이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른 여자들의 행복을 깨놓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여자. 그녀의 애인들은 주로 유부남이나 애인이 있는 남자들입니다. 외모 때문에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해 성형수술끝에 미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자신감을 찾지 못하고 성형중독에 걸려버린 여성도 병원을 찾아옵니다. 이 미남의사가 이들의 상처를 어떻게 치료하느냐고요? 그건 만화를 직접 보시면 알게됩니다.

다소 과장된 이 환자들의 증상 속에는 바로 내 이야기가 조금씩 담겨 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이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맘속의 비뚤어진 부분을 하나씩 들춰가는 과정이라는 것. 그리고 그 단점들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아낄 수 있어야 비로소 만족스러운 사랑에 도달할 수 있음을 이 만화는 말해줍니다. 남자독자들이라면 이 만화를 통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그녀의 맘속을 조금은 엿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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