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전통문화 계승정신 물씬

만화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중요한 외교수단이다. 일본만화를 보면서 세계인들은 일본이라는 나라가 가진 전통문화와 풍습은 물론 일상생활과 의식구조 등까지 배우게 된다. 서양인들이 일본을 가장 가보고 싶은 동양국가로 꼽는데는 이유가 있다. 오늘 소개하려는 만화 ‘아카네’(니시 유미, 다나 도시노부 글·그림, 북박스에서 19권까지 발행·사진)는 일본 만화가 가진 이러한 힘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도쿄 유명호텔의 촉망받는 직원이었던 아카네는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호텔을 그만두고 고향 후쿠이현의 작은 마을 구라오카로 내려간다. 에도시대부터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양조장을 운영하던 아버지는 딸 아카네가 가업을 물려받기를 간절히 원해왔다. 아버지의 양조장과 자신이 그동안 일해온 호텔 사이에서 갈등하던 아카네는 양조장의 일부를 전통여관으로 개조해 운영하는 방법을 생각해낸다. 맥주회사에서 일하던 남편 슈헤이도 함께 후쿠이로 내려와 아카네를 대신해 전통주의 계승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야기는 객실이 4개뿐인 작은 여관인 ‘행복여관’과 아카네의 남편 슈헤이가 운영하는 양조장을 두 축으로 진행된다. 아카네 부부는 누구보다 깊은 열정을 갖고 전통문화를 살려나가려 애쓰지만 아카네의 성공을 시기하는 숙부 고다의 음모가 맞물리면서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이 ‘행복여관’에 끊임없이 일어난다.

이 만화의 가장 큰 매력은 만화속에 등장하는 일본여관의 목욕풍습이나 전통주를 만드는 과정, 정성스레 조리된 일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 등을 통해 일본의 전통문화를 맘껏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가 자칫 ‘오버한다’고 생각하기 쉬운 일본인들의 서비스 정신과 친절이 어떤 의식구조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잘 보여준다.

만화를 읽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술통으로 만든 욕조가 있는 일본의 고풍스러운 전통여관에 들러 정성껏 준비된 음식과 일본의 전통주를 즐기면서 쌓인 피로를 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훌륭한 일본 관광안내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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