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2001년부터 뒤늦게나마 보존가치가 큰 근대건축물 일부를 예비 지정문화재로 선정해 외관변경 등을 막는 조치로 ‘등록문화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전국 208건을 일괄 조사해 그중 51건을 등록문화재로 선정했지만 이들 가운데 13건이 심각한 훼손위기에 놓여있어 올해 긴급보수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표적인 근대건축물인 철원 로동당사(등록문화재 22호)는 6·25때 파괴된 이후 50년 이상 비가 새고 골조가 낡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완전 붕괴돼 형체마저 사라질 위기에 있다. 문화재청은 용역업체에 안전진단을 맡겨 더 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한 대책수립에 나섰다.

부산 서구의 임시수도정부청사(41호)는 지붕이 새고 보조기둥과 벽체 등도 붕괴 위험이 커 대대적인 보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 건물을 매입한 동아대측은 보수 후 박물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충남 논산시 강경읍 중앙리 구 남일당한약방(10호) 한옥건물도 오랜 기간 창고로 쓰이는 등 방치돼 붕괴위기에 놓여있다. 서울 중구 정동의 이화여고 심슨기념관(3호) 역시 지붕이 낡아 비가 새고, 충남 논산 북옥감리교회(42호) 역시 지붕이 심하게 부식돼 대대적인 지붕교체작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노후한 등록문화재 13건에 대해 20억원을 들여 정비·보수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화유산관련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조치가 땜질처방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