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배 안팎으로 압축된 새정부 초대 장관후보들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입각제의를 받더라도 고사하겠다는 후보들이 적지않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입각고사파’중에는 노당선자가 염두에 두어왔던 유력후보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분야별 ‘팀워크’를 중시하는 당초 조각방향에 일정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재정경제부 장관의 유력후보이자 노당선자가 경제개혁과 인사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할 정도로 마음에 두고 있는 정운찬(57) 서울대총장은 ‘불참’쪽으로 마음을 완전히 굳힌 상태. 정총장은 19일 “(안간다고) 이야기가 다 끝났다”며 “학교에 남아 총장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총장은 재경부 장관으로 청와대 경제수석과 보사부장관을 지낸 김종인(63)씨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장과 법무부장관 후보로 추천된 최병모(54) 민변회장도 입각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회장은 2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민변회장 임기가 끝나기 전에 그만둔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면서 “법조 개혁을 하려면 검찰보다는 법원 개혁을 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고 밖에 남아서 노대통령을 돕겠다”고 말했다.

또 법무부장관으로 언급되고 있는 송종의(62)변호사는 주변의 적극적인 권유에도 불구하고 “농장일을 하면서 변호사 일도 하지 않는데 무슨 장관이냐”며 공직생활에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인 영화감독 이창동(49)씨도 직·간접 제의를 받고 “안한다”는 뜻을 당선자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교통상부장관 후보인 한승주(63)고려대 교수와 이홍구(69) 전총리는 각각 “학교에 남겠다” “관직에서 은퇴했다”며 장관직에 소극적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장관 인선에 관여하고 있는 핵심인사는 “일부 인사들이 ‘다른 방법’으로 돕겠다며 장관직에 고사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반드시(어떤 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노당선자가 직접 나서 삼고초려라도 해서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권기자 y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