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몰고 돌진하는 공격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수비수가 사용하는 최후의 카드가 바로 ‘태클(Tackle)’이다. 볼은 놓쳐도 사람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 수비수의 제1 철칙.

하지만 몸을 날리는 순간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공보다 상대 선수의 몸을 조금이라도 먼저 건드리면 안 된다. 이를 어길 경우 반칙이 된다. 대개 주심은 태클하는 선수의 의도와 태클의 타이밍, 그리고 태클이 가능한 거리를 종합적으로 보고 반칙 여부를 판단하지만 상대선수를 위협하려는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거의 반칙을 선언하곤 한다.

축구 전문가들이 꼽는 ‘태클의 최고수’는 1966년과 1970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의 주장으로 활약한 보비 무어다. 공만 살짝 걷어내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그의 태클 기술은 가히 예술의 경지라는 평이다. 펠레도 그를 가리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유일한 수비수’라고 했다.

그러나 의욕만 앞선 태클은 경기를 망치기도 한다. 66년 잉글랜드대회에서 이탈리아가 북한에 진 것도 따지고 보면 태클 때문이었다. 이탈리아의 수비수 불가렐리가 전반 35분 깊은 태클을 시도하다 발목이 부러진 것. 당시 선수교체 규정이 없어 이탈리아는 10명으로 싸우다 0-1로 패했다.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선제골을 뽑아냈던 한국은 하석주가 ‘백 태클’로 퇴장당해 1-3으로 역전패하기도 했다.

/최명식기자 mschoi@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