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학로 문예회관에서 ‘시골선비 조남명’이란 연극을 관람한 적이 있다. 대학 졸업 후 연극관람은 처음이었는데 필자를 사로잡은 것은 내용보다는 주연은 물론 조연과 단역들까지 최선을 다해 완성도 높은 연극을 꾸며내는 모습이었다.

프로농구 경기장도 연극무대와 다를 바가 없다. 각본에 의하여 꾸며지는 연극과 각본 없이 감동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프로농구 경기의 공통점은 모든 스태프들이 주어진 룰 안에서 최선을 다할 때 관객과 관중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것이다.

우리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여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보며 그들을 평가한다. 그러나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여 경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모습은 화려함보다는 애처로운 감정까지 들 때가 많다.

그들이 부상부위를 얼음팩으로 감고서 쓸쓸히 퇴장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애처로운 감정은 더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인과 가족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며 선수들을 떠나보내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챔피언결정전을 벌이고 있는 동양의 김승현은 발목부상, SK나이츠의 조상현, 에릭 마틴도 각각 발목과 무릎부상이 심각하다. 의사도 그런 몸을 이끌고 뛰는 정신력이 대단하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프로농구 구단들은 승패에만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 보이고 선수 수명에는 깊은 관심이 없어 보인다. 현재 선수들의 몸 컨디션을 체크하는 시스템과 팀 닥터를 갖춘 팀이 전무한 실정이다.

연극도 유명한 배우들을 많이 배출하여야 관객이 몰리듯 프로농구 시장에서도 유능한 선수가 있어야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각 구단 프런트는 간과하지 말고 선수들 몸 관리에 더욱 충실하기를 바란다.

/정재섭 기업은행 성수2가지점 RM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