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킴 푹과 촬영기자 닉 우트

지난 1972년 미군의 네이팜탄 폭격으로 온 몸에 화상을 입고 울부짖던 ‘베트남소녀 사진’의 주인공 판 티 킴 푹(36)유엔평화문화친선대사가 당시 사진을 촬영해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AP통신기자 닉 우트(48)씨와 함께 내한,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킴 푹씨는 “나는 월남의 작은 마을에 사는 수줍음많은 소녀였고 유명해지거나 전쟁의 상징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으나,그 사진 한장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고 다른 네이팜탄 희생자와 달리 지금껏 살아있다”며 사진촬영후 자신을 병원으로 옮긴 닉 우트씨에게 “사진기자에 그치지 않고 인간애를 실천한 휴머니스트”라며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유엔평화문화친선대사이자 지뢰밭에서 다친 어린이들을 돕는 자선단체 ‘킴푹재단’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이제는 그 사진을 전쟁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를 갈구하는 절규로 받아들인다”며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용서와 비폭력 사회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80년대초 베트남정부가 의대생이던 나를 정치선전의 도구로 이용,학업을 중단케해 쿠바 유학을 거쳐 92년 캐나다에 망명했고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부모와 남편,두 아들과 함께 평범하게 살고 있다”며 “최근 자서전 ‘사진속의 소녀(The Girl in the Picture)’를 펴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킴푹씨는 또 “내게 상처를 준 미군 역시 전쟁의 희생자로 용서했지만 그들이 한 일을 잊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AP통신 LA지국에 근무중인 닉 우트씨는 “킴 푹을 병원에 옮기고 사진을 인화하는 순간 역사적 사진이 될 것을 예감했다”며 당시 폭격으로 숨진 킴 푹씨의 한살바기 동생의 사진 등 미공개사진을 공개했다.

두사람은 역대 퓰리처상 수상작들을 모아 연말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퓰리처상 사진대전’의 기념을 위해 내한했으며,청와대와 판문점을 방문하고 12월2일 한국을 떠난다.

<양성희기자>

이미지 크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