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데몬스트레이션展에 참여하는 작가들

미술가 60여명 길거리서'…데몬스트레이션' 展

‘삶에 대한 모험과 자극이 사라진 현대미술은 개념만 가득한 공허한 것’ ‘경쟁력과 흥행성을 갖춘 전시, 미술계의 블록버스터, 엔터테인먼트 예술을 지향한다’ ‘우리는 도심을 누비는 문화게릴라. 문화버스를 타고 뮤지엄 시티로 탈바꿈한 도심을 사파리한다.’ 13개의 프로젝트 그룹, 60여명의 젊은 미술가들이 내놓은 도발적인 선언문의 내용이다. 오늘 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버스 데몬스트레이션’전에서는 미술관의 안과 밖, 개인작업과 집단작업, 작가와 관객 등 일체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행동대원으로 변신한 젊은 작가들이 유쾌하고 떠들썩한 시위를 벌인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7,8일 이틀간.인사동에서부터 평창동까지 주요 미술관과 화랑을 연결하는 미술관 순환버스에 나눠탄 작가와 관객들은 뮤지엄 사파리에 나선다. 퍼포먼스는 버스안과 아트선재센터, 로댕갤러리 등 버스밖 정류장에서 지나가는 시민들과 함께 펼쳐진다. 버스 안팎에서 일어난 퍼포먼스와 설치작업을 버스투어가 끝난뒤 성곡 미술관안에 전시된다.

퍼포먼스, 설치작업의 내용들은 만화 패션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스티커사진 등 일상과 대중문화에서 따온 것들이다. 미술하면 떠오르는 엄숙한 분위기대신 가볍고 발랄하고 일상적이며 그만큼 역동적이다. 늘 쫓기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불안을 표현하기 위해 버스 밖은 신창원의 사진으로 장식하고, 작가와 시민이 참여해 몰개성화돼가는 현대인을 풍자하는 ‘양복쟁이 게임’을 벌이고, 골목 지하철 전신주 등 도심 곳곳에 마련된 ‘스티커 갤러리’에 관객들이 직접 스티커사진을 찍어 붙인다.

전시 총기획자는 ‘빨간 블라우스전’‘살아있는 조각전’등으로 미술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는 행위예술가 이윰(28)씨.“3년전부터 이같은 구상을 했다”는 그는“정적인 미술관을 벗어나 역동적으로 관객을 찾아가고, 삶의 한복판에서 예술과 대중을 만나게 하기위한 매개체로 버스를 택했다”고 말했다. 참여작가들의 연령도 20대후반∼30대초반.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안팎을 넘나들 뿐 아니라 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업의 주체인 동시에 전체 작업의 스태프로 참여한다는 점도 이채롭다. 이씨는 “창의적 개인주의가 가능한 기능적인 집단주의를 실험해보고 싶었다”며 “이를 통해 예술의 집단적 힘,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우리 스스로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참여작가는 설치미술에 박용식 최우람 그룹 ‘심봉사 센터링’,아트디렉터·캐릭터디자인 이혜승, 비디오 황규백 김기환, 사진 김명미 박종성, 음악 성기완, 단편영화 박용준, 3D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 한창민, 퍼포먼스 이중재, 회화 이동기씨 등. 글로써 전시작품에 참여하는 스크립터 아티스트와 전시준비·진행과정을 다큐멘터리와 책·인터넷으로 묶을 비디오 작가, 북디자이너도 참여한다.02-737-7650 <미술=양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