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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문화 탓 상명하복에 익숙한 한국인… 법보다 ‘존중문화’ 정착이 우선”

정유정 기자 | 2021-07-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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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제언

“노동자 대한 막말·갑질 논란
사람이 아닌 부품으로 보는탓
‘신종 테일러주의’ 작동하는중”


직장갑질119 권두섭(왼쪽 사진) 대표 겸 변호사와 문화평론가인 이택광(오른쪽)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국 사회 막말 문화의 원인으로 ‘존중의 부재’를 꼽았다. 이들은 타인을 존중하는 말 한마디가 ‘반말, 갑질, 막말’을 없애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2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반말·막말하는 사회’의 원인을 “한국의 민주주의가 소비자 민주주의로 환원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막말 논란이 벌어지는 이유는 모든 것을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돈을 주고 노동력을 샀으므로, 문제가 있다면 화를 내는 게 정당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인간을 대상화하고 상품으로 취급하는 ‘신종 테일러주의’가 한국 사회에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화점 손님들이 젊은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갑질하는 것은 이들을 사람이 아닌 부품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자기 아들이나 딸 같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하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능력에 따른 차별을 당연시하는 능력주의 사회에서 갑질 문제가 심화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 능력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차별하고 하대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회”라며 “재벌 2·3세들의 경우 자신의 부도 실력이라고 생각해 막말을 일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막말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인간을 존중하는 가치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사회 구성원들은 타인을 존중하는 언어를 통해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정치권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법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많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를 상담해온 권 대표는 “한국 사람들은 군대·유교 문화를 거치면서 상명하복에 익숙해졌다”며 직장 내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직장갑질119는 2017년 11월 설립해 현재까지 10만 건이 넘는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을 해온 단체다. 권 대표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만들어졌지만, 법 시행에만 의존하기보다는 타인을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국 사회가 인권을 경시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제는 압축적으로 성장해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인권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현대는 자본주의 사회이지만, 고용주나 손님이 노동자를 대하는 의식은 봉건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은 영주·귀족이고, 노동자는 하인이나 노예 정도로 여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업의 경우 경영 문화를 바꿔야 한다. 학교에서는 노동인권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말을 쓰지 않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댓말을 사용할 때, 다른 사람의 존엄성을 더 인지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특별취재팀(리스펙트팀)= 손기은·김성훈·정유정(사회부), 안진용(문화부), 이승주(산업부), 송유근(경제부), 권승현(전국부), 송정은(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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