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中 합의… 韓경제 영향

기술패권 분쟁비화 배제못해
국내증시 장초반 급등세 보여

미·중 무역분쟁이 1차 타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수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교역 위축으로 부진하던 한국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여전한 데다 내년 1월 말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이 커지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의 1단계 합의안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2개월째 마이너스(전년 동기 대비) 행진을 이어가던 우리 수출에 긍정적 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그동안 주력 업종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의 부진이 이어진 것 외에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세계 교역 규모 자체가 쪼그라든 영향이 수출 부진에 반영됐다고 설명해 왔다.

이날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는 등의 대가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축소키로 하면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얼어붙었던 글로벌 교역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켤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수출국이던 미·중 시장이 회복된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조정실장은 “미국 시장에 대한 중국의 수출이 막히면서 중국에 중간재를 많이 공급하던 우리 기업이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 합의로 이 같은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미·중이 기술패권 등을 두고 계속 다투는 중이기 때문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제2, 제3의 분쟁이 발생할지 몰라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중 무역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도 크게 뛰고 있다. 13일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8.39포인트(1.33%) 급등한 2165.74,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8.16포인트(1.28%) 오른 645.10을 기록하고 있다.

박수진·이승주·송정은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