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 “트럼프, 합의안 승인”
무역전쟁 돌입 21개월만에

美, 15일 15% 관세부과 철회
中, 500억달러 美농산물 수입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미국과 중국이 각각 중국산 제품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 보류, 미국산 농산물 500억 달러(약 58조6400억 원)어치 구매 등을 골자로 한 1단계 합의를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 21개월 만에 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일 미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안을 승인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미 언론이 전한 합의안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15일로 예정됐던 아이폰과 장난감 등을 포함한 16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5%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현재 36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완화하기로 했다. 미국은 현재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110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들에는 15%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내년에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했다. 또 지적재산권 보호 규정 강화와 금융서비스 시장 개방을 강화하는 내용도 합의안에 담겼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합의안과 관련해 무역 자문들과 한 시간가량 만났으며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합의안 개요를 설명하기 위한 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에 따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가 이르면 13일 만나 합의안에 서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으로 가서 서명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만 미·중 양국 정부는 무역 합의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중 양국은 지난 10월 무역 협상 1단계 합의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한 뒤 세부안 조율을 벌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빅딜이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 그들이 원하고 우리도 그렇다”고 밝혀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미·중 무역 1단계 합의 임박 소식에 미국 증시는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0.75포인트(0.79%) 상승한 28132.0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이날 장중 28224.95를 기록하며 장중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94포인트(0.86%) 오른 3168.5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63.27포인트(0.73%) 상승한 8717.32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은 장중 및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