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과의 군사연습 빠지든가
연습 자체를 완전 중지하라”

美 “北 태도 도움되지 않아”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19일 “미국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전에는 비핵화 협상에 대해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전날 김계관 외무성 고문에 이어 김영철 위원장까지 동원해 미국을 압박한 것으로, 연내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함께 체제 안전보장과 대북제재 완화,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지 등 선결 조건도 내건 것으로 풀이된다. 실무회담을 거쳐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는 가운데, 연말까지 미·북 간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영철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북 사이에 신뢰 구축이 먼저 선행되고 우리의 안전과 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위협들이 깨끗이 제거된 다음에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말끝마다 비핵화 협상에 대해 운운하고 있는데, 조선반도 핵 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이를 논의할 여지도 없다”고 단언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지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은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워싱턴 = 김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