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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왜 우리는 외국처럼 명문 사립학교 못 갖나” 강력 반발

이성현 기자 | 2019-11-08 11:51

민사고 “일반고로 전환하면
설립목적 유지안돼 문닫을판”
“정권따라 춤추는 교육 안돼”


정부가 오는 2025년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 등을 일제히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침을 발표하자 자사고 등 관련 학교 및 학부모단체 측의 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의 이유로 ‘고교 서열화 해소’를 내세우고 있지만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과 그 결과에 따른 차등화는 불가피하고, 이를 통해 오히려 우수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 국내 대표적 자사고 중 하나인 강원 민족사관고의 한만위 교장은 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반고 전환 정책에 대해 “책상에서 결정한 정책”이라며 “(민사고는) 설립 목적이 ‘민족주체성·영재교육으로 세계적 지도자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이 신념을 유지하기 위해 초기에 국가 지원도 안 받고 시작한 학교다. 그러나 일반고로 전환하면 설립 목적을 유지할 수 없고 학교 운영 자체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한 교장은 “민사고 설립 목적 중 하나는 학생들이 조기 유학을 가는 것을 잡으려고 한 것”이라며 “학교 교육을 열심히 해서 조기 유학을 안 가도록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왜 우리는 외국처럼 유명 사립학교가 생기면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표적 자사고인 전북 상산고 측은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교육 정책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학교 박삼옥 교장은 “교육제도는 일관성, 안정성, 연속성이 중요한데 이렇게 시시때때로 바뀌는 교육제도는 옳지 않다”며 “일선 교육 현장에서 혼란만 가중시키고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들의 불안도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교장은 “헌법은 교육제도를 법정주의로 하고 있지만, 이번 정부 들어 벌써 관련 시행령을 세 번째 바꿨는데 시행령으로 하면 정권 입맛에 따라 교육제도가 춤추게 된다”며 “교육제도는 헌법 정신에 맞춰 법으로 명시해 진행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내세운 ‘고교 서열화 해소’는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목표란 지적도 나온다. 김철경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장은 “(자사고가) 고교 서열화의 주범이라는데, 자유주의 경쟁 시대에 서열이 없을 수 있는 분야가 애초에 이 세상에 있긴 하느냐”며 “학교는 능력에 따라 잘하는 학생은 더 잘할 수 있게, 못하는 학생도 낙오되지 않게 교육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진형 자율교육학부모연대 상임대표는 “수월성 교육(평준화 교육의 반대 개념)은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교육부는 인위적으로 수월성 교육을 없앤다는 것으로, 발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횡성 = 이성현 기자, 전주 = 박팔령 기자, 송유근·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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