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16일 새벽, 신나게 즐겨라… U-20 월드컵 우승을 위하여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을 앞둔 한국대표팀이 14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공식 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 결승전에 진출, 오는 16일 오전 1시 우치스타디움에서 우크라이나와 격돌한다. 연합뉴스

- U-20월드컵대표 16일 운명의 결승전… 양팀 훈련 분위기 ‘대조’

우크라이나, 취재진 막고 비공개로

한국 신나는 댄스 음악 들으며
흥겹게 몸 풀고 미니게임까지

양팀 숙소 같아 식사시간 겹쳐
선수들 눈싸움 등 긴장감 흘러
고재현 “강인이 담력 엄청 세
눈빛 싸움 지지 않고 당당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에서 맞붙는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결전지인 폴란드 우치에서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다. 양 팀의 훈련장은 걸어서 1분 거리. 그런데 훈련 분위기는 정반대다. 한국대표팀은 결승전을 앞두고 실시한 첫 훈련을 전면 공개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비공개로 진행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오는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우치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이다.

14일 오전 대표팀 훈련을 취재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있었다. 결전을 앞두고 전술전략이 공개될 수도 있지만, 정정용 대표팀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우치의 공식훈련장에 나타난 선수들의 얼굴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신나는 댄스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이강인(발렌시아)과 오세훈(아산 무궁화) 등 주전급은 체력 회복에 집중했고, 교체로 투입됐던 선수들은 미니게임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훈련할 때도 대표팀은 ‘흥’을 마음껏 발산했다. 선수들은 러닝으로 몸을 풀던 중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김성진 의무트레이너를 향해 “김 쌤∼”이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김 트레이너는 “선수단 분위기가 너무 좋고 치료실에서도 웃음이 넘친다”면서 “이렇게 자연스럽게 ‘힐링’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트레이너는 “한 번도 훈련에서 열외된 선수가 없어 기쁘고 그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면서 “선수들이 너무 잘 따라와 주는데, 모난 성격은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정반대였다. 우크라이나는 애초 초반 15분 동안 훈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말을 바꿔 전면 비공개로 훈련을 진행했다. 통상 훈련 초반 15분은 선수들의 몸풀기로 채워지기에 전술전략 노출 가능성이 작지만, 우크라이나는 취재진의 접근을 막았다. 우크라이나 훈련장의 자원봉사자는 취재진이 다가서자 “문을 닫겠으니 취재진은 나가 달라”고 요청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이강인(발렌시아)이 14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훈련장에서 미니게임을 펼치는 동료들을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팀과 우크라이나는 우치의 앰배서더프리미엄호텔을 숙소로 공유한다. 평소, 특히 식사시간에 줄곧 부딪힌다. 결승전을 앞두고 있기에 양 팀 사이엔 긴장감이 흐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표팀은 눈싸움에서조차 지지 않는다. 대표팀 멤버 중 인터뷰에 응한 고재현(대구 FC)은 “(이)강인이가 어리지만 담력(깡다구)이 엄청 세서 (우크라이나 선수들과 마주치더라도) 절대 눈빛에서도 지지 않고 당당히 다니고 있다”면서 “팀 분위기는 당연히 좋고 자신감도 최고조에 이르렀기에 준비를 잘하면 결승전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재현은 ‘특공대장’을 자처하며 ‘원팀’을 강조했다. 고재현은 “정 감독님께서 ‘벤치에 있는 선수들은 특공대다. 너희들이 준비를 잘해야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면서 “선수마다 각자 해야 할 역할이 있기에 못 뛰게 된다면 그라운드에 있는 친구들이 한 발이라도 더 뛸 수 있도록 밖에서 파이팅을 외쳐준다”고 말했다.

고재현은 이규혁(제주 유나이티드)이 응원단장이라고 귀띔했다. 벤치에서 열렬한 응원을 펼친다는 뜻. 이규혁은 애초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소속팀 사정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된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을 대신해 합류했다. 대표팀 21명 중 골키퍼 최민수(함부르크)와 박지민(수원 삼성), 그리고 이규혁은 아직까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고재현은 “규혁이를 보면 마음 아프지만, 규혁이가 우리를 더 생각해준다”면서 “표정이 전혀 어둡지 않고 우리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고재현은 “결승전은 내 인생에 한 번뿐”이라면서도 “(결승전에서) 못 뛰더라도 팀을 위해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