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화의 류현진이 3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한화 제공

류현진(37·한화)가 마침내 KBO리그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류현진은 3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쏠(SOL) 뱅크 KBO리그 SSG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을 7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막고 한화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2전 3기 끝에 시즌 2승째(3패)를 챙긴 류현진은 KBO리그 100승에 성공했다. KBO리그 통산 33번째 기록이다. KBO리그 통산 최다 승리는 송진우 전 한화 코치의 210승. 현역 승수 1위는 KIA의 양현종(170승)이 갖고 있다.

지난 2006년 KBO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데뷔 첫해 18승을 시작으로 2007년 17승, 2008년 14승, 2009년 13승, 2010년 16승, 2011년 11승으로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챙겼고, 2012년엔 9승을 더했다. 이후 2013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떠난 류현진은 미국 무대에서는 지난해까지 11시즌을 뛰며 78승을 수확했다. 한·미 프로야구 통산 승수는 이제 178승으로 늘어났다.

류현진은 이날 국내 복귀 이후 가장 많은 103개의 공을 던졌다. 이중 스트라이크는 69개. 류현진이 실전 경기에서 100구 이상의 공을 던진 건 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인 2021년 8월 22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이래 약 2년 8개월 만이다. 아울러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5㎞까지 찍혔다. 평균 직구 구속은 시속 145㎞였다. 평균자책점은 5.91에서 5.21로 떨어졌다.

류현진은 이날 5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줬지만 위기 때마다 팀 동료들의 호수비가 이어지면서 시즌 4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6회엔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화의 류현진(오른쪽)이 3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회를 마친 뒤 박재상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한화 제공

류현진은 한화의 4번타자(3루수) 노시환의 도움을 톡톡히 봤다. 노시환은 0-1로 뒤진 3회 말 2사 만루에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포를 쏘아 올렸고, 수비에서는 4회와 5회 실점 위기에서 두 차례 호수비를 선보이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다른 한화 타자들도 2점 차 리드를 지켜가던 7회 대거 4점을 뽑아내며 류현진에게 선물을 안겼다.

류현진은 경기를 마친 뒤 "(100승이) 조금 신경이 쓰이긴 했다. 그래도 편안하게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대전에서 팬들 앞에서 100승을 달해서 뜻깊은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류현진의 이날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감기 때문. 류현진은 "이틀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다. 이런 날 잘 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100승 중 오늘 경기와 프로 데뷔 첫 승이 가장 기억난다"면서 "한미 통산 200승을 꼭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오늘 노련한 투구로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한 만큼 점점 더 좋은 모습으로 본인의 진가를 드러낼 것으로 믿는다.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는 1만2000명의 관중으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들어찼다. 지난해 10월 16일 롯데전부터 이날까지 홈 경기마다 만원 관중을 기록 중인 한화는 홈 연속 경기 매진 신기록을 ‘16’으로 늘렸다.

대전 =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