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등 압수수색 ‘속도전’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특별감찰반원이었던 김태우 검찰 수사관이 골프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A 금융그룹·B 건설·C 그룹 임원 등을 대거 소환해 조사하고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임의로 제출받아 일부 의혹을 확인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김 수사관에 대한 감찰을 마무리하고 정식 수사로 전환해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의 김 수사관 감찰 기록을 넘겨받아 수사 중인 검찰은 골프 향응 의혹에 연루된 대기업의 임원들을 지난주부터 차례로 소환해 조사한 내용과 김 수사관이 드나든 수도권 골프장 10여 곳에서 18일 압수한 물품을 대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수사관과 청와대 특감반 직원들이 골프 향응을 받은 의혹을 입증할 만한 단서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8일 김 수사관과 함께 골프를 친 KT 상무 D 씨의 휴대전화도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부터 골프 향응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임원들을 추가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수사관이 해당 임원들과 골프를 치게 된 경위, 청탁성 접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감찰을 받으면서 “다른 특감반원과 골프를 쳤다. 골프 비용은 기업 관계자와 지인들이 돌아가면서 계산했다”고 진술했던 김 수사관이 대검 감찰에서 “골프비용을 내가 냈다”고 주장하자 14일 김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검찰은 김 수사관에 대한 정식 수사 전환을 강도 높게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수사관에 대한 신병 확보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 시기가 정식 수사 전환 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대검 감찰을 받으면서 신병 확보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 김 수사관은 지난 16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나를 감옥에 보내려고 하겠지만, 내가 해야 할 말은 계속할 것이다. 갑자기 긴급체포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