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선거 열릴 때마다 캠프 옮겨가며 ‘자원봉사’ 활동

3년前 보선 천정배 캠프 활동
불만 품고 SNS서 ‘악성루머’
‘6·13’땐 서대석 구청장 캠프

윤장현, 黨 활동 안해 모른 듯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해 윤장현(69) 전 광주시장을 속여 사기 행각을 벌인 김모(여·49·구속) 씨는 광주지역 선거판에서 활동한 자원봉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지역 정가와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씨는 검찰과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휴대전화 판매업자로 밝혔지만, 오히려 총선, 보궐선거, 지방선거 등 선거가 있을 때마다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인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김 씨는 2015년 4·29 보궐선거 때 광주 서구을 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천정배(현 민주평화당) 의원 캠프에서 남편, 아들과 함께 한 달 여 자원봉사를 했다. 그러나 아들에게 주어진 역할 등이 너무 미미하다며 불만을 품고 캠프를 나갔다고 한다. 당시 선거 캠프 인사는 “캠프를 나간 이후에는 SNS 등을 통해 천 의원에 대한 악성 루머를 퍼뜨렸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때에는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양향자(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를 찾아갔으나, 선거운동을 돕지는 못했다. 당시 양향자 캠프 관계자는 “김 씨가 여러 경로로 자원봉사하겠다는 뜻을 전해왔으나, ‘한번 배신한 사람은 다시 배신한다’는 판단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6·13지방선거에서는 서대석 광주 서구청장 후보 캠프에서 SNS 담당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김 씨는 광주지역 선거판에서는 나름 유명한 인물”이라며 “정당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윤 전 시장이 김 씨를 대면하고도 속아 넘어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사이에 권 여사를 사칭해 윤 전 시장으로부터 4억5000만 원을 뜯어낸 데 이어, 1인 2역을 해가며 자신의 아들과 딸을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라고 속여 윤 전 시장에게 취업을 청탁했다. 또 딸을 취직시켜준 학교의 대표 등에게 문재인 대통령을 사칭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거액을 뜯어내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