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韓 적극조치 안 해
한·미간 對北제재 갭 발생”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북한 석탄을 실은 선박이 한국을 수차례 드나든 것으로 파악하고 문재인 정부에 ‘경고’를 전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북한 선박의 한국 입·출항은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이뤄져 대북 제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던 만큼 한국의 대북 제재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 석탄은 남쪽으로 흘러들었다’는 특집기사를 통해 지난해 북한 석탄을 실은 선박이 7차례에 걸쳐 한국 항구에 들어왔으며, 이 중 최소 3차례는 미국 정보기관이 사전에 확인해 한국 정부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특히 WSJ는 “한국 정부는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제재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대북 제재 조치에는 허점이 많으며 항만에서의 선박 검사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해 9월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본격화되면서 유엔을 중심으로 대북 제재가 강화되는 시점에 석탄 선박이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조하며 해상에서 벌어지는 불법 환적을 중심으로 북한 항구를 오가는 선박을 집중적으로 파악해 동맹국에 정보를 제공했다.

한국 정부도 미국의 정보를 받은 것이지만 실제 제재까지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WSJ는 “미국과 한국 사이에 대북 제재에 대한 공백(gap)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한국 정부가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박에 대한 제재에 허점을 보였다고 지적하면서도 해당 사건이 불거진 후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해상에서 벌어지는 선박 간의 불법 환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해당 선박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의 항구에도 정박했다고 덧붙였다. 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제재에 많은 허점이 발견된 것은 사실이지만 의도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