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속타는 소상공인 ‘최저임금 불복종’을 선언한 소상공인연합회가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연합회 사무실에서 긴급이사회를 열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긴급이사회서 ‘투쟁案’ 추인
24일 총회 거쳐 실행 돌입
“임대료·카드 수수료 보다
정부 정책 변화가 더 중요”

‘차등적용·가맹료 인하’ 요구
전편협 “정부 대응 지켜볼것”

소상공인들이 공언해온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이 현실이 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7일 낮 서울 동작구 대방동 연합회 사무실에서 긴급이사회를 열고, 앞서 지난 15일 노동·인력·환경 분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채택된 성명서를 추인했다. 성명서는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구성, 서울 광화문 등에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천막 본부’ 설치·운영,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 부결에 대한 이의신청, 최저임금위의 결정과 다른 ‘노사 자율협약 표준 근로계약서’ 보급 등 향후 구체적인 최저임금 모라토리엄(거부) 투쟁방안을 담고 있다.

이날 추인된 안은 오는 24일 총회를 거쳐 실행에 들어가게 된다. 최승재 연합회장은 이와 관련, “이제는 실행만이 남았다”며 “어떤 것은 빨리 실행될 수 있고, 어떤 것은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고 말해 사안에 따라 조직화와 결속 강화 등 시간이 소요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못 지킨 것을 사과한 데 대해 “속도조절 등 고뇌를 하신 것 같긴 한데, 문제는 정부가 조금 더 정책적인 기조에서 소상공인을 배려해 달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줄 것을 다시 요청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소상공인 등 사용자위원이 빠진 가운데 진행됐고, 특히 5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대한 차등적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최저임금이 결정됐기 때문에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확인하고, “임대료나 카드수수료를 자꾸 얘기하는데 더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이라며 “이 부분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생존을 위해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연합회 관계자는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소상공인들에게 표만 달라고 했지, 우리가 퇴출과 폐업으로 내몰릴 때 우리를 위해 한 게 뭐가 있냐”고 성토했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 차등 적용을 주장하며 강력 반발했던 편의점 점주들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편의점 가맹 본부에 대한 조사와 가맹점주 부담 경감 방침을 발표하자 “우선 후속 대책을 지켜본 뒤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으면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최종열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이사는 이날 “편의점 업주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태”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어려움과 이에 대한 편의점주들의 요구 사항을 밝힌 만큼 정부 당국과 본사의 대응을 지켜보고 직접 접촉해 우리 측의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전편협은 전날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개별 가맹 본부의 가맹수수료 인하 △근접 출점 중단 △세금에 대한 카드 수수료 면제 등 4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김윤림·박세영 기자 bestman@munhwa.com